봄이 오면 자연을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에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따뜻한 햇살과 활짝 핀 봄꽃,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산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힐링이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산행이라도 ‘응급상황’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봄철에는 심장질환, 낙상, 골절, 뱀 물림과 같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대부분은 사전 대비가 부족하거나 위험을 과소평가한 탓에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등산은 일반 걷기보다 운동 강도가 높고, 평소 사용하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단기간에 반복 사용하게 됩니다. 특히 겨울 동안 활동량이 적었던 몸은 유연성과 순발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산행은 관절과 근육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산행 중에는 고도가 점차 높아지며 산소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심장과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합니다. 특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체력이나 심폐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 대부분은 ‘5분’만 투자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사고 발생 시 필요한 응급처치 요령만 미리 알고 있어도 생명을 지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등산 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대표적인 사고 유형과 대처법, 그리고 사고를 줄이는 사전 스트레칭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응급상황은 방심 속에 찾아온다 – 심정지, 낙상, 뱀 물림까지
봄철 산행 중 가장 치명적인 사고는 단연 심장 관련 응급질환입니다. 특히 허혈성 심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은 고도 상승으로 인해 공기 중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0~70대 중장년층이 전체 허혈성심장질환 환자의 약 54%를 차지할 만큼 고위험군입니다.
갑자기 가슴이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오거나 식은땀이 나고 어지러우며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등산을 즉시 멈추고 앉아서 안정을 취한 뒤 119에 신고해야 합니다. 만약 호흡과 의식이 없으면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해야 합니다. 이때 환자의 가슴뼈 아래쪽을 양손으로 포갠 채 5~6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속도로 압박합니다. 인공호흡이 가능하다면 가슴압박 30회당 인공호흡 2회를 반복합니다. 인공호흡이 어렵거나 자신이 없다면 가슴 압박만이라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사를 가르는 첫 5분, 주위인의 빠른 판단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사고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입니다. 특히 하산길에서 부주의하게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운 낙엽 위에서 중심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 발목, 무릎 관절 부위가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이며, 부상 후 통증이 심하고 부위가 붓기 시작하면 골절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 절대 움직이거나 뼈를 맞추려 하지 말고, 부상 부위를 나뭇가지나 부목으로 고정한 후 심장보다 높이 위치시켜 부기를 최소화한 채 구급대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 번째 사고는 봄철 자주 발생하는 뱀 물림입니다. 뱀에 물렸다면 물린 자리에 이빨 자국 두 개가 보이고, 피부색이 변하거나 수포, 부종 등이 생기면 독사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 경우 물린 부위에서 5~10cm 위를 끈이나 수건으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느슨하게 묶고,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절대 상처를 입으로 빨거나 자극을 줘서는 안 됩니다. 독이 더 빠르게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시 119에 연락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2. 등산 전 5분, 스트레칭만으로 사고 50% 예방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가장 기본이자 확실한 예방법은 바로 등산 전 스트레칭입니다. 단 5분 정도의 준비운동만 해도 근육과 관절의 반응성이 크게 높아져 낙상, 근육파열, 인대손상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① 기역자 스트레칭
벽을 기준으로 1m 정도 떨어진 곳에 서서 다리와 팔을 어깨너비로 벌립니다. 양손을 벽에 대고 상체를 천천히 숙여 허리를 눌러주는 동작입니다. 이 스트레칭은 햄스트링과 요추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허리 통증 예방에 효과적이며, 경직된 어깨와 목의 긴장도 함께 풀어줄 수 있습니다. 10~15초간 5회 반복이 적당합니다.
② 무릎 찍고 스트레칭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반대쪽 다리를 앞으로 세우는 런지 자세를 취합니다. 엉덩이와 골반을 아래로 천천히 눌러주면 대퇴사두근과 고관절 주변 근육이 늘어나며, 무릎 유연성과 균형 감각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좌우 각각 15초씩 2~3회 반복합니다.
③ 발목 꾹꾹 스트레칭
계단이나 벽 모서리에 앞발만 걸치고 뒤꿈치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동작입니다. 이 동작은 종아리와 아킬레스건, 발목 관절을 동시에 스트레칭해 **접질림과 근육 경련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좌우 각각 15초씩 2회 반복하세요.
이 외에도 가볍게 팔을 휘두르거나 목을 돌려주는 동작도 함께 해주면 **상체의 긴장을 풀고 호흡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날씨가 쌀쌀하다면 가벼운 외투를 착용한 상태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어느 정도 체온이 올라온 후 외투를 벗고 산행에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3. 작은 준비가 생명을 지킨다 – 꼭 챙겨야 할 응급 정보
응급 상황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등산 전 **간단한 응급 키트**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필수 품목은 호루라기, 손전등, 소형 삼각건, 일회용 압박붕대, 진통제 등이며, 기상 상황에 따라 방수팩, 핫팩 등을 추가로 준비해도 좋습니다.
또한, 국가지점번호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119 신고 시 정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위치 공유 기능을 이용하면 동반자나 가족에게 실시간 위치를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산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으므로 항상 예방이 우선입니다.
등산 전 자신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미리 담당의와 상의하거나, 약을 복용하고 산에 오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스스로의 몸 상태를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진정한 건강한 산행의 시작입니다.
결론: 단 5분의 준비가, 평생을 바꿉니다.
봄 산행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최고의 힐링 활동입니다. 그러나 사소한 방심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번 주말 산에 오를 예정이라면, 출발 전에 스트레칭 5분, 응급상황 대비 5분만 투자해보세요. 단순한 습관 하나가 여러분의 안전을 지켜줄 것입니다.